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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MEN

[W스타트업] “모든 사람은 잠재적인 ‘엄마’다” 2017-08-22

 

[인터뷰] 이다랑 그로잉맘 대표

‘심리적 빈곤’ 문제 해결을 위한
심리상담 전문가들의 ‘마음교육기업’
임신과 경력단절 겪으며
‘엄마’ 역할에 고민 시작해

개인별 부모학교 비롯해
마음학교, 기업연계 교육 등
심리상담 비즈니스 확장

 

▲ 이다랑 그로잉맘 대표는 “그로잉맘은 ‘심리적 빈곤’ 문제 해결을 위한 전문가들의 모임”이라며 “다양한 콘텐츠와 창의적인 방법들로 이 문제를 혁신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모든 사람은 잠재적인 ‘엄마’예요. 어떠한 가정에 속해있거나 어떤 가정을 이루거나. 1인 가정이라면 나 자신의 ‘엄마’죠. 저는 ‘심리적 빈곤’에 있어서 가장 힘들고 메마른 존재가 엄마라고 봤어요. 그로잉맘은 이 ‘심리적 빈곤’ 문제 해결을 위한 전문가들의 모임입니다. 우리는 창의적인 방법으로 이 문제를 혁신해나가는 기업입니다.

그로잉맘은 심리상담 전문가들이 만든 ‘마음교육기업’이다. 현재 운영 채널은 찾아가는 ‘부모학교’와 ‘마음학교’다. ‘부모학교’는 부모 자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내 아이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마음학교는 자기감정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한다. 모두 오프라인 맞춤형 강좌로, 그로잉맘은 기업·관공서와의 협업과 자체 워크숍을 운영하고 있다. 또 다양한 교재와 교구를 연구·개발해 마음교육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로잉맘을 이끄는 이다랑 대표는 “사실 이제까지 한국의 복지 서비스는 ‘물질적인 빈곤’에만 집중되어 있었다”며 “물질적인 빈곤은 예방 차원의 서비스가 활발히 이뤄지지만 심리적 빈곤은 꼭 사고가 터져야 되돌아보게 된다. 그로잉맘은 누구나 ‘심리적 빈곤’을 예방하고 치료받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시작됐다. 여기에 ‘창의적’인 접근을 더 해 재밌고 세련되게 우리 마음을 돌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원래 아동·청소년 심리상담가였다. 대학에서 아동심리학, 대학원에서 발달심리학을 전공했고, 10년 넘게 국내외 수많은 아이들과 엄마들을 만나 소통하며 육아 고민을 나눴다. 그러다 결혼과 출산을 겪으며 창업세계에 입문하게 됐다. 특히 1년간 ‘에티오피아’에 다녀온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이 대표는 에티오피아 엄마들의 심리상담을 하면서 “자기 삶의 주인이 되고 싶은 욕구는 실제 빈곤 여부와 상관없이 모두가 가지고 있는 ‘욕망’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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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일 서울 성동구 헤이그라운드 내 그로잉맘 사무실에서 이다랑 대표가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에티오피아에 다녀와 한국에서의 재기를 꿈꿨지만, 전문가인 그에게도 재취업은 ‘넘기 힘든 벽’이었다. 거기에 예상치 못한 임신은 그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놨다. 열심히 쓴 이력서도 번번이 떨어졌다. ‘경력단절’을 맞은 거다. “답답함을 조금이라도 풀려고 블로그에 이것저것 쓰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혼자만 읽기도 했는데, 점점 구독자가 생기더라고요. 온라인으로 소통하던 엄마들을 직접 만나기도 했어요. 한국 엄마들도 참 불쌍하더라고요.

실제로 이 대표가 만난 엄마들은 기본적으로 더 좋은 아내, 엄마가 되어야만 한다는 압박감으로 괴로워하고 있었다. “‘엄마는 위대하다’ ‘누구에게나 엄마가 필요하다’ 이런 말 안 좋아해요. 엄마는 다 받아줘야 하는 사람인가요? 보통 사람들이 “엄마, 이거 우유 상했어?” 묻잖아요. 엄마도 상한 거 먹으면 똑같이 아픈 사람인데…. 사회가 엄마를 엄청난 존재로 만들어요. 그러면 엄마들은 더 좋은 아내, 엄마가 되기 위해 ‘쓸데없는 죄책감’에 빠지게 되죠.

이 대표에 따르면 엄마는 사실 ‘역할’에 불과하다. 원래의 ‘나’ 자신이 엄마가 됐다고 해서 사라지는 게 아니다. 그로잉맘은 대부분의 엄마가 이 사실을 놓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부모교육을 진행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로잉맘의 슬로건 ‘Grow your motherhood, Grow your mind‘가 이해가기 시작했다. “엄마가 됐다고 불행한 게 아니라 자기 삶과 감정의 주인이 되지 못해서 괴로운 거예요. 그 상태에서 ‘엄마’라는 무거운 굴레까지 오니 더 불행할 수밖에요.

“모성애의 신격화, 이게 역사적 유래가 있지만 엄마들한테는 폭력이 될 수 있거든요. 남성들에게는 피할 수 있는 해방의 요소가 되기도 하고요. 엄마가 대단한 걸 해내고 있지만, 모성애에 부합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나를 갉아먹으면서 살 필요까지는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같이 대화를 나누던 이혜린 부대표가 힘주어 말했다.

이 부대표와는 ‘랜선 우정’을 통해 만난 사이다. 혼자 머리 싸매고 창업과 고군분투하던 시절이었다. 온라인에서 ‘그로잉맘’이란 필명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을 때였다. 그의 글을 유심히 본 이 부대표가 먼저 “만나고 싶다”고 제안했다. 엄마들이 얘기하는 동안 아이들은 볼 풀장에서 놀았다. 사업계획서도 ‘키즈카페’에서 볼 정도로 육아에 정신이 없었지만 둘은 서로의 목표와 지향점이 같다는 걸 직감했다. 그렇게 그로잉맘은 지난해 법인으로 전환했다. 현재는 심리상담 전문가 선생님까지 합류해 총 3명이 함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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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다랑 그로잉맘 대표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엄마와 아이 개개인의 특성이 다 다른데, 어째서 그 사람한테 주는 솔루션은 늘 동일한가? 전문가로서 현장에서 느꼈던 답답함이었어요. 그 사람이 가진 데이터로 최적화된 해결책을 제공하자는 거죠. 그런데 보통 부모교육에 가 보면 PPT에 이렇게 쓰여 있어요. ‘우리 아이 훈육법 1·2·3…’ 글씨체는 꼭 견고딕. 엄마들은 지루한 거 봐야 된다고 누가 정해놨나요? 우리는 교재도 재밌고 세련되게 만들어요. 아이들과 노는 영상을 직접 분석해주기도 하고요.

그로잉맘의 부모교육은 개인별 맞춤 교육으로 진행된다. 수강생들이 직접 보내준 통계를 바탕으로 콘텐츠를 만든다. 발달·놀이·훈육 아카데미, 엄마의 자존감 수업, 엄마1학년 아카데미, 예비부모아카데미, 엄마감정아카데미 등이 있으며 자체개발한 부모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과 아이의 마음을 이해함으로써 스스로 선택하고 문제를 해결할 힘을 갖게 한다.

기업과 연계한 심리교육도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일동후디스 예비산모 프로그램, 소녀방앗간, 헤이그라운드 내 스타트업 업체들 등 5개 기업과 협업을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일관성 있고 단단한 육아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그로잉맘 ‘내 아이를 위한 심플 육아’ 신간도 냈다. 이 대표는 “아무래도 예전부터 블로그를 운영해와서 그런지 자연스럽게 홍보가 된 것 같다”며 “초기 기업치고는 블로그 구독자 수가 만 명 이상이고 조회 수도 백만뷰가 넘는다”고 설명했다.

그로잉맘은 지금까지 부모학교 기반을 다져왔다면 앞으로는 마음학교 라인을 연말까지 확장할 예정이다. 또한 이 모든 오프라인 활동과 연계되는 온라인 애플리케이션을 개발 중이다. 온·오프라인을 통합해 유기적으로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앱 형태의 신규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것. 이 대표는 “사실 온라인이 우리 목표의 끝점”이라며 “아주 큰 비전 안에서는 제가 80살이 될 때까지 이 회사가 운영됐으면 좋겠다. 심리상담 비즈니스가 오래 유지될 수 있다는 선례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실은 엄마가 자기 안에서 균형감만 찾아도 이런 훈육법 자체가 필요 없어집니다. 엄마가 아닐 때의 나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고민해보세요. 또 ‘작은 일’이라도 주체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꾸준히’ 해보세요. 1년간 아무도 보지 않았지만 꾸준히 쓴 글 덕에 소중한 동료를 만났고, 창업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됐습니다. 그렇게 소중한 모성을 쪼개서 일하는데 정성이 안 들어갈 리가 있나요?

 

<출처: 여성신문 - 무단전재 재배포금지>

이유진 여성신문 기자 (bazzi@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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