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WL인터뷰] 세움누리의 집은 미혼모들의 따뜻한 친정 집입니다. | 2017-05-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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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기운이 따스한 금요일 오후, 미혼모들과 자녀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고 있는 미혼모자공동생활가정 세움누리의 집 최은영 원장을 만났다. 자신의 이익이 아닌 한 사람, 한 생명을 위해 일할 수 있기에
시작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 취업에 대한 걱정, 수입보다는 안정적인 이유로 ‘사회복지사’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되었다. 대학생 때 장애인 봉사 동아리를 하면서 이쪽 일들을 많이 접하고, 사회복지를 전공하는 선배들을 많이 만나다 보니 이 일에 친밀감을 느끼게 된 것 같다.
사회복지에서는 ‘상사’라는 말보다 ‘수퍼바이저’라는 말을 더 많이 사용한다. 수퍼바이저는 일반 기업에서처럼 한 직원이 일한 결과만 가지고 성과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여러 상황을 배려하고 고려하여 직원들이 성장할 수 있게 도와주는 사람이다. 왜 이 일을 이렇게밖에 할 수 밖에 없었는지 고민하여 위로해주고 충고해주며 그 사람의 내면적인 성장까지 돕는 것이 일반 기업의 상사와는 다른 수퍼바이저의 역할이다. 우리 미혼모들에게도 마찬가지이다.
아기를 키워 본 경험이 있는 자원봉사자들이 1:1로 미혼모들에게 양육에 미혼모들에게 양육에 대한 도움을 주고 이런저런 이야기들도 많이 해준다. 우리 시설은 공동생활체이기 때문에 엄마들끼리 서로 도와준다. 혼자 아이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 공동생활의 큰 이점인 것 같다.
먼저, 일주일에 한 번씩 전문가 상담자가 와서 개인별 상담을 한다. 부모코칭, 야외 프로그램 등 여러 가지 치유 프로그램들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재미도 느끼고, 자신의 과거에 대한 치료도 받는다. 우울증까지 간 엄마들에게는 병원상담도 같이 진행할 수 있게 해 준다. 이런 프로그램들을 통해서 정서적인 부분들을 해결하고 있다.
사실 이 안에만 있다 보면 주변 시선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방문하는 자원봉사자나 후원자들 같은 경우에도 대부분 긍정적인 마음으로 오기 때문에 이 안에서는 문제가 없다. 오히려, 퇴소한 뒤 혼자 생활을 하게 될 때 부딪히는 어려움이 많다. 그래서 지역사회나 지역교회 등에 다니며 미혼모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한 홍보를 진행하기도 한다.
사회적인 시선이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는데, 미혼모들이 피부로 느끼는 것은 아직까지 크게 달라진 것 같지 않다. 온라인 상으로 후원금 모집 등을 할 때 사람들이 써 주는 격려의 글, 응원의 글을 보면 그래도 예전보다는 나아졌다는 것을 느끼지만 그래도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
우리나라의 선입견 자체가 일단 아기를 낳은 미혼모는 ‘얼마나 바르게 살지 못했길래……’ 라고 생각을 하기 때문인 것 같다. 나 역시 입소 상담을 하다 보면 미혼모가 되기 전 무서울 정도로 막 살았다는 부분은 인정한다. 그런데 미혼모들이 아기를 분만하고, 내가 아기를 책임져야겠다고 결심하는 그 순간부터는 180도 변해 진짜 엄마가 된다. 이렇게 열심히 살아가려는 미혼모들에 대한 선입견은 하루바삐 바뀌어야 한다. 그냥 평범한 아기 엄마로 봐 주면 된다.
현재 미혼모들에게 지원되는 정부지원금은 월 10~15만원이다. 우리 미혼모들이 사는데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그러나 무조건적, 물질적 지원보다는 정책이나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 엄마들이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정부가 마련해주었으면 한다.
미혼모들은 아무리 일을 해도 돈을 버는 게 100만원 남짓밖에 되지 않는다. 혼자서 아기를 양육해야 하는데, 회사에서는 미혼모를 일반사람들과 똑같이 대하기 때문에 야근 등을 많이 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엄마들은 턱없이 월급이 부족하더라도 정시에 출근해서 정시에 퇴근할 수 있는 직장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 정부가 미혼모에 대한 복지를 제공하는 기업에 혜택을 준다던가, 늦은 시간까지 아기를 돌봐주는 기관을 제공해 주는 등 정책적 지원을 마련해주면 미혼모들이 정부 보조금에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경제활동을 하면서 아기를 양육할 수 있다. 이런 제도적 뒷받침이 시급하다.
요즘 ‘가족이란?’ 에 대한 정답은 없는 것 같다. 생각하지 못했던 여러 가지 형태의 가정이 생겨나고 있고, 그 안에서 가족이 행복하고 만족한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히 가족이라는 이름이 표현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우리 미혼모들은 되도록이면 한 부모 가정보다는 가장 기본적인 – 엄마, 아빠, 자녀가 있는 - 가정의 형태를 이루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다.
미혼모들이 이 시설에서 본인의 꿈을 시작해서 퇴소한 후에 꿈을 이루고, 아기들도 잘 키우며 당당해져 가는 모습을 볼 때 정말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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